꽃샘 추위 매화를 생각하다

 

김 익 택

 

 

 

 

 

 

창문을 흔들고 지나가는

겨울 바람소리 비장한 삼경

구멍 숭숭한 썩은 밑 둥 넘어질까

방안에서 매화 안녕을 생각한다

그래 저 소리

시간의 아픔을 담았고

겨울의 비정함을 담았다

넘어지면 다시 못 일어나는 삶 아니면

아프면서 꽃을 피우려는 정신

그 향기

그 꽃의 의지이다

독백

 

김 익 택

 

 

 

글쎄 올시다

아 아니 올시다

싫다 좋다 단 한번 의사를 밝혔던 가요

불편불만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상

변덕스런 날씨 같은 것 아니었던 가요

 

하지만

자연의 이치가 삶의 근본 아니었던 가요

예외는 있어도

몰랐던 것이지요

나무가 하늘에 뿌리박고 살수는 없는 것이지요

 

살면서 마음대로 되는 일 있던 가요

마음대로 되면 사기지요

노력과 노력을 해도 어려운 것이 삶이 아니던 가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요

 

사는 동안 참고 기다리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 삶이지요

저 묵묵히 서 있는

매화가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우는 건

 

무시하고 멸시해도

다른 삶들에게 그만한 희망을 주는 것이지요

피어서 지는 보름 삶의 임무를 하는 것이지요

생각해보세요

일년내내 꽃을 피운다면

그것 또한 지겹지 않을 까요

매화 통신

 

김 익 택

 

 

 

 

 

 

태양이 젖은 구름을 말리는 동안

어느 대가 앞마당에

매화가 움을 터뜨렸다

 

마을 매화소식에

산속에서 너도 바람꽃이

낙엽속에 살포시 고개를 내밀어

바람의 향방을 살핀다

 

얼레지가 참지 못하고

찬바람에도 발레 춤을 추려고 언덕에 올라섰다

 

땅속 삶들이 웅성거렸다

바람은 기다리라고 했으나

땅과 밖 출발 선상에서 밤잠을 설쳤다

매화는 세상의 가르침

 

김 익 택

 

 

 

 

새색시 초산처럼

부끄러웠던가요

어제 보이지 않더니

오늘 꽃망울을 터뜨렸네요

 

갑자기라는 말이 맞네요

 

너는 평생 침묵으로 살아도

남들이 찬사의 입방아를 찍는 너는

꽃으로 향으로

세상의 가르침의 한 장르

 

순결과 순수 늙음과 청춘

삶의 훈시 삶의 교과서

그 인내의 끝판 왕

사랑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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