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생명 사랑
김 익 택
태초에 당신이 있어 삶이 시작되었지요
그런데도
하지만
이 땅의 삶들은 그대를
무시 또는 경시합니다
마시고
싸고
씻고
버리고
오죽하면 물 쓰듯 한다는 말 나왔을까요
생명 사랑
그 이상의 것 모두
포용하고 수용하고도 남음이 있는 그대는
감사 그 말 외
할 수 있는 낱말 없습니다
삶과 죽음 위한
존재하는 매개체
나보다 너를
생각하는 생명 사랑 그것 밖에
오늘 하루의 소망
김 익 택
오늘 하루 잊어도
잃어버리지 않는 시간 되기를
오늘 하루
기억나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는 하루 되기를
오늘 하루
반복되는 노동
온 몸 멍들고
아주 조금씩
눈 멀고
귀 멀고
기억 잃어도
정신 생각
욕심 근심 수심 상심에
찌들어 헛되지 않기를
오늘 하루도
김 익 택
오늘 하루는
어제 아쉬운 하루이었습니다
쉬는 날 없어도
후회는 있습니다
순간 순간 지겹다 피로하다
나태 무시로 그냥 보낸 삶을
양심이 끄림직하게 지적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밖의
내가 저지른 내가 모르는 잘 못
그들에게 아픈 일 있었겠지요
사랑의 이름으로
덮어 둔 삶의 모습은
양심은 또 잊음의 탈을 덮어쓰고
스스로 내일을 위안 삶아
있어도 없는 것같이
없어도 있는 것같이 사는 것이지요
가을 밤 서정
김 익 택
조석으로 기온
뚝 떨어지고
텅 빈 논밭에
서리 발 시린데
북에서 날아온 기러기 때
날개 짓이 가볍다
달려가던 보름달
구름 속을 숨는 사이
땅거미는 지는
산 그림자 마을을 지운다
가을은 뒤 모습이 아름답다
김 익 택
이 가을에 떠나는 주인의
뒤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가을에 떠나는 주인의
뒤 모습은
참으로 위대하고 거룩합니다
모두다 떠나기 싫은
마지막 삶의 문턱에서
이 가을에 떠나는 주인은
열매를 내려놓고
나를 내려놓고
입고 있는 옷까지
모두 벗어두고
겨울 속으로 떠나 갑니다
그렇게 떠나가는
이 가을의 주인은
너를 위한 삶
정신까지 내려놓고
영하의 겨울 속으로
미련 없이 떠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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