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그린 그림
김 익 택
물은 언제나
생명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는 가 보다
쉬는 듯 죽은 듯
있어도 없는 듯
존재 의심치 않는
추운 겨울에도 물은
낙엽을 보듬는 것도 모자라
내년 봄
우듬지 나무를 생각하며
꽁꽁 언 제 몸으로 꽃을 그려 놓았다
삶의 근원이
흙이 아니라 물이라는 사실을
누가 잊기도 할까 봐
꿈과 현실
동서양의 아름다움의 상징
독수리를 그려 놓고 용을 그려 놓고
장미꽃과 모란꽃을 꼼꼼히 그려 놓았다
이 땅의 삶의 생명
생명의 근원인 물이
얼어도 아름다운 삶의 미학을
제 입김으로 그려 놓았다
그것이 사랑
김 익 택
우울과 미움으로 크는 원망
희망과 그리움으로 크는 사랑
둘 이어도 하나 되는 마음
모두 같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나
키 큰 연약한 풀 줄기는
스쳐가는 바람에도
허리가 부려지는 일
내가 밟고 사는 땅에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가고
뜀박질을 하고
내가 먹고 살기 위해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인내해야
얻을 수 있는 행복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니다
나보다 너를 먼저
도와 줄줄 알고
배려와 양보가 받는 것 보다 보람 된 일
그것이 사랑
낙타는
김 익 택
낙타가
모래 먼지 바람 속으로 걸어간다
풀 한 포기
물 한 모금 없는
굽이 치는 모래 물결을 밟으며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간다
생애 배불리 먹는 날은
생의 귀한 손님을 맞는
단 한번의 잔치 날에도
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삶에 단 한번
배불리 먹는다는 것은
생각으로 끝나는 사치
낙타가 우는 것은
낙타가 눈물을 흘리는 것은
살 수 있다는 메시지
살아 있다는 희망이다
낙타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모래 바람을 뚫고
사막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살아야 한다는
사막의 심장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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