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슬은

 


김 익 택 


 

 

 

 

 

가을 이슬은

꽃에 앉으면 꽃이 웃고

잎에 앉으면 잎이 웃는다


또한 가을 이슬은

꽃잎에 앉으면 천연 보석이 되고

풀잎에 앉으면 자연 목걸이가 된다


그래서일까

가을 이슬은 참다운 손님

외로워도 아름답고 슬퍼도 아름답다

 









가을 꽃 길

 


김 익 택 

 

 

 

 

 

 

햇살이 가리키는 길을 걸었습니다

어깨에 내려앉은 삶은 무거웠고

바람의 입맞춤은 침묵했습니다

소통 되지 않는 길 앞잡이는

놀라서 열 걸음 앞서 날라갔습니다

보이지 않는 중력에 단풍잎이 떨어지고

쑥부쟁이 들국화 향기가 가두 시위 했습니다

진한 아쉬움을 국밥을 말아 먹고

거들 것 없는 빈손에 바람을 말아 쥐었습니다

 

 


 

 






들 꽃 (구절초)

 


김 익 택



 

 

 

 

매양 건강하게 자랄 수 없고

청순 청초하게 필 수는 없지만

삶 답게 살고 싶은 것은

이땅의 모든 삶들의 진리입니다

무참한 예초기 칼날에 쓰러지고

무지막지한 제초제에 죽임 당하는

들꽃은 언제나 말이 없습니다

단 한번도

삶의 권리 주장하지 않고

단 한번도 저항하지 않는다 하여

아픔 없고 통증 없을까요

그래도 내년이면 

다시 싹 틔우고 잎 피어

꽃 피우고 열매 맺는

 삶의 의무 회피 하지 않습니다

찬 이슬 먹고 찬바람에 꽃을 피우고

하늘에 감사하고 땅에 감사하듯

꽃과 향기 잊지 않습니다.

아름답지 않지만 수수하고

고귀하지 않지만 평범한 그 꽃은

꽃잎은 차로 뿌리는 약으로

버릴 것 없는

가을의 작은 선물입니다





 








그대 떠나고 돌아오는 길은



김 익 택

 

 




 

가로등 아래

은행잎 떨어지는 늦은 밤

그대 떠나고  돌아오는 길은

내 눈에 비친 세상은 온통 흐릿해

내 가슴에 고인 슬픔

무엇으로 설명할 없고

무엇을 이해 할 수 없었어

삶의 의미를 되 묻게 해

만지면 만질 수록 부숴지고 망가지는

메마른 낙엽같이

내 가슴에 치유는

사랑도 그리움도

그대 아니면 그 누구도 불편한 진실

다시 내 가슴에

잎이 피고 꽃이 피고

녹음이 짙어 질 수 있다는 것은

다음 생에도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 사항이라서

길바닥에 뒹구는 낙엽마저 예사롭지 않아서

그대 떠나고 돌아오는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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