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의 이별바람
김 익 택
한순간도 소홀한날이 없는
가을에 핀 마른 꽃이
나비가 찾아와도 꿀단지 출입을 막았다
꽃이지고 단풍에 절인 마른 잎이
찬바람을 기다리는 동안
도톰한 씨방이 태양의 빛을 빨아드렸다
이 가을엔 나는 위선자
김 익 택
내 사랑하는 부모
아내와 아이
그 밖에 내가
존경하고 공경하는 그분들에게
나누어서 즐겁고
베풀어서 행복한
무모한 선물을 하고 싶다
그렇게 못 살아서
해마다 거짓으로 살고
해마다 죄 짓고 사는 것아
내가 나를 나무라고 살고
내가 나를 용서하며 산다
가을의 감사 축제
김 익 택
생각해 보셨어요
가을 축제에 보낼 편지를
그럼요 봄 여름은
겪어야 알 수 있고
견뎌야 얻을 수 있는
회초리 뒤에 사랑이 있었고
아픔 뒤에 선물이 있었지요
논밭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열매들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그대 부름에 묵묵이 호응한
믿음의 소산이었지요
가을은 모두에게
김 익 택
가을이 오는 길목은
잠시 서성이는 것도
아까운 시간이다
봄날 뽀송뽀송한 하루도
지독한 더위와 폭우의 하루도
꿋꿋하게 견딘 인내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가을은
너도 나도 희생물들에게
위로해야 하고 감사해야 하는 계절이다
의지가 길을 잃을 때
김 익 택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눈을 뜨면
해결도 할 수 없고
희망도 없는 고민이
고개를 쳐든다
방향은 있어도 갈 곳을 잃고
길이 있어도 끝이 없다
초라한 몰골만
시대의 미아가 된 채
동상처럼 서 있다
생각이 희망의
꽁무니를 쫓아다는 사이
나만이 이해하는 방귀가
바지를 스멀스멀 헤집고 나온다
소통 그 참 의미
김 익 택
아무리 아름다운 사랑도
소통하지 못하면
계수대에 쌓아 놓은 그릇과 같이
씻지 않으면 악취나는
병균의 삶터
크리스탈 접시도
씻어야 깨끗한 빈 그릇이 되는 것이고
아무리 아름다운 그리움도
해소하지 못하면
바구니에 쌓아 놓은 빨래감 같이
곰팡이의 서식처
천사의 옷도
세탁해야 화려한 옷이 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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