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내리는 첨성대 밤

김 익 택

첨성대를 위한 선물인가

나그네를 위한 선물인가

한 밤에

눈보라가 펼치는 퍼포먼스

그 황홀함에

행운 그 말 아니면

그 무엇으로 설명 할 수 없다

빨주노파 조명빛에

물들은 첨성대

그 앞에서

정적이다 휘몰아치고

멈추었다가 흩날리며

변화무상한 향연을

행운 미학 그것 모두 합쳐도

모자라는 벅찬희열

발 얼고 손 얼어도 잊은 채

꼼작 할 수 없다

첨성대

 

김 익 택

 

 

 

 

눈 비 바람

깎이고 부셔지는 사이

죽은 깨

검은 버섯

곰팡이가 갉아먹은 세월 천삼백년

 

상처도

외로움도

그리움도

내 몫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

풍상이 아름답다

 

천삼백년 동안

화장 한번 하지 않아도

우아하고 고고한

그 멋은

사랑하기 때문 아니라

 

헤도 헤도

못다 헤는 저 별

 

꼭 헤어야 하는

굳은 약속

지키려는 의지 때문이었으리라

 

천년 미소

 

김 익 택

 

 

 

 

 

바위에 단단하게 새긴

수수한 미소

발길 뚝 끊어진

천년 지나는 동안

 

코가 떨어져 나가고

귀가 떨어져 나가고

남은 것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일그러진 곰보 얼굴

 

그래도

평정심 잃지 않는 온화한 미소

보는 가슴에 작은 파문이 인다

 

사람들은 풍화라고 말하지만

정작 바람은 책임 없다 하고

태양은 시키지 않았다 한다

 

다만 오래 전

사람들 마음이 끊어진 뒤

상처일뿐

 

그래도 홀로 지킨 세월

부처님

진리 잃지 않는

따뜻한 미소 늘 새롭다

 

1월 그 뒤숭숭한 날

 

김 익 택

 

 

 

 

시간이 아깝도록 상쾌한 아침

오늘 나는 정신이 맑아

언제 또 이 아름다움을 맞이할까 싶어

밖을 서성거렸다

오늘도 어제 같이

희미한 하현달은

옅은 구름에 숨고

뒤로 가지 못하는 비행기

주사 바늘처럼

구름 궁둥이를 찌르고

까치는 하얀 전선 입에 물고 집을 짓고

차량들은 검은 아스팔트위로 쌩쌩 달리고 있다

 

긍정의 힘

 

김 익 택

 

 

 

 

내면에서 끝임 없이 부추기는

반항

이기주의

 

응용하지 않고

수용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으려는

나를 위한 변명 90%

생각이 자유로워도 자유가 아니다

 

쉽게 이루어진 꿈

냄비근성같이 쉽게 잃기 쉽지

 

10% 의지

90% 되기까지

고뇌 고통은 90% 밑거름

긍정의 힘은

늦은 듯 무거워도 매양 무거운 것 아니지

바람 편지

 

김 익 택

 

 

 

 

 

어제 온 바람의 편지

그 편지엔 바람도 없고 물음도 없지만

오늘 보낸 답장의 편지 그 속에는

내가 믿고 내가 바라는

늘 그리움만 있습니다

외로울 땐 위로 받고

나의 맘과 하나 되기를 고대합니다

어제 온 바람의 편지는

거짓도 없고 진실도 없고

미래의 희망도 주지 않지만

오늘 보낸 편지에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아쉬움도 많고 바람도 많아 주문도 많습니다

언제 온 편지는

돌아보는 시간도 없고

미래 비전도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 보낸 편지에는

책임과 부담에 늘 자책합니다

 

오늘도 나는 한편의 시를 쓴다

김 익택

 

 

 

 

 

하나의 단어

뱃속의 아이같이

하나의 시구

뛰어 노는 어린이같이

하나의 문장

풋풋한 청춘같이

하나의 행

의젓한 사회인같이

한편의 시

세계 속의 한류같이

사명감에

나를 걸고

삶을 걸고

오늘도 난

혼신의 정성으로

한편의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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