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공원의 봄 밤은 천국

김 익 택

 

 

연지공원 봄 밤은 천국 아닌가

낮은 땅엔 오색 튜울립이

머리위엔 벚꽃이 하늘을 덮었다

 

걸음걸음 불 밝히는

빨강 파랑 수은등과 조명등이

가벼운 발걸음을 더 가볍게 하고

 

좋아하는 친구 사랑하는 사람

한 울타리 가족들 미소와

꽃과 향기 조화가 평화롭다

 

산책길엔 은은한 음악소리

수상 무대에는 레이져 빔 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행복은

밤 깊은 줄 모르게 하고 있다

 

한국도시는 천상의 벚꽃 길

김 익 택

 

 

일어나는 불길같이 한꺼번에 핀

벚 꽃이

길가는 사람 사열하듯

도시의 양쪽 도로를

천상의 길을 만들어 놓았다

 

가을은 놀랍도록 신기한 오늘을 기억할까

내 것 아니어도 내 것 같이

마음에 가두어도 넘치는 기쁨이

가슴에 엔도르핀이 넘쳐 흐른다

그대 피는 일주일은 꿈만 같다

김 익 택

 

 

그대 피는 일주일은 꿈만 같다

살아도 죽은 듯

검은 가지에 하얗게 피었다가

새싹이 돋기 전에

무엇이 그렇게 바빠서

반가움을 맞이하기전

아쉬움을 남겨 놓고

허겁지겁 지는 것인지

네가 피는 일주일은

알고도 맞이하지 못한 만남같이

아쉽기만 하다

 

벚꽃이 삶을 위로하는 아침

 

김 익 택

 

 

이것도 아니고 그것도 아닌데요

살면서 듣기 불편한 부정의 말

내가 모르는 상처 너에게 얼마나 주었을까

 

슬프다고 괴롭다고 내 눈물만 닦을 줄 알았지

내가 너에게 닦아준 눈물 얼마나 있었을까

 

이 아침 베란다에 서서 만개한 벚꽃에게

아름답다 말을 하는 나를 보고

제 얼굴에 맺힌 빗방울이

기쁨의 눈물인지 슬픔의 눈물인지 의미를 묻는다

 

이 봄 한방울의 비는

슬픔의 눈물 기쁨의 눈물도 땅에 떨어지고 나면

대지에 삶들에겐 생명 수 일뿐 구별이 없다

 

벚꽃이 내 얼굴 보라 한다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를

 

이 아침 봄비에 흠뻑 젖은 벚꽃은

정말로 직박구리가 꽃잎을 마구 쪼아도 웃고

벌들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어도 웃고 있다

 

3월의 벚꽃 세상

김 익 택

 

 

세상의 등불같이 봄을 밝히는

저 벚꽃은

지난해를 기억할까

 

눈 앞에 활짝 핀 벚꽃을 보고

지난 해를 기억은 하는 나

처음보는 벚꽃 마냥 기분이 새롭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좋아하는 모습

세상의 그 무엇이 저 벚꽃처럼

아낌없이 주고받는 사랑이 저만 할까

 

 

 

봄을 선언하는 벚꽃

김 익 택

 

 

벚꽃이 소리 없는 합창이 사람들을 불러냈다

 

산골에도 바닷가에도 도시에도

마치 봄의 완성을 선언하는 것처럼

그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의 선언한 봄의 믿음은

두 팔 벌려 맞아 할 뿐

아무도 그를 배척하는 삶은 없었다

 

벌도 나비도 사람도 그와 함께 하고 싶어 했다

 

그를 찾는 벌은 웃는 꽃이 되었고

그를 찾는 새들은 노래를 부르는 꽃이 되었다

그를 찾는 사람들은 걸어가는 꽃이 되었다

벚꽃 그 만개 뒤에는

김 익 택

 

 

대문에 들어서는 아들을

버선발로 반기는

어머니 미소같이

 

벚꽃의 초대에

겨울의 억압에 숨 죽이고 있던

생명들은 활력이 넘친다

 

비바람의 훈수에

시냇물은 활기를 되찾았고

비의 격려에

땅속의 생명들은 일제히 궐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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