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고 소나무 있는 풍경

김 익 택

 

 

몹씨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는 날에

동백섬에 가면 나는

삶의 투쟁 느끼고

인내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바위가 우는 것인지

파도가 우는 것인지

바람이 우는 것인지

혹은 소나무가 우는 것인지 모르지만

내 귀에는 들리는 그냥 소리 아니다

 

드센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딪히고 난뒤 

쓸려가는 파도의 뒤 모습은

소득없이 돌아가는

내 뒷모습 같아 씁쓸하지만

걱정은 곧 희망이 되어  돌아 온다

 

가지가 부러질듯

휘청거리는 소나무 잎새 소리는

삶의 인내를 들려주는 것 같고 

사정 없이 부서지는 파도는

나를 해체해야 도달 수 할  수 있는

수용과 포용의 철학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나를 돌아 보게 한다 

 

 

 

해 송

김 익 택

 

 

 

절벽 틈새 천년 묵은 소나무

제 허리를 꺾고 꺾은

삶의 고통은 아픔이 만들어낸

굶주림의 미학이다

 

몸을 의지 할 곳은 오직 칼 바위 틈

삶의 양식은 비와 바람이 몰고 온 먼지

그 먼지를 손으로 붙들고 몸으로 부딪혀 얻은 미분

와신상담 눈으로 씹어 먹기를 몇 십 번

평생 허기진 삶이다

 

위로가 된다면 바다 끝에 떠오르는

아침 태양을 늘 볼 수 있다는 것

저녁 바다 노을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마저 없었다면

삶이란 외로운 어부 낚시 바늘에 바둥대는 물고기

 

보는 사람마다 감탄사 연발하지만

하루가 천년

죽지 못해 사는 삶

천 년을 하루같이

죽음을 이겨 낸 인내의 엑기스다

 

 

 

 

 

김 익 택

 

 

당신은 초대받지 손님

당신은 언제나 무례하고 당당합니다

 

어느 밤에는 뱀파이어가 되었다가

어느 밤에는 정의의 사자가 되었다가

백악기에 살다가 공상과학에서

외롭게 서 있는 나는

 

어느 밤에는 피카소 그림 속에 살기도 하고

어느 밤에는 혜원 그림 속에서 사랑을 구경하고 있는 나

나는 당신을 보듬어 안을 수도 없고 떨쳐버릴 수도 없고

좋아할 수도 없고 싫어할 수도 없다

 

여러 번 죽지만 번번히 기적 같이 살아 있는 나

죄인이 되기도 하고 영웅이 되기도 하는 나

권리 책임 없지만 맘이 두면 무겁다

이럴 때는 삶도 허무하고 희망도 허무 행복 불행도 찰나

 

어릴 때는 수시로 절벽으로 내몰았고

도둑으로 내몰기도 했다

묻은 때가 많을수록 부귀 영화보다

마귀가 설쳐 되는 어수선한 밤

하나이면서 둘이 되는 나는

수면의 장애보다 무서운 당신을

떨쳐 버릴 수도 없고 사랑할 수도 없다

내 의지는 언제나

스크린을 영화를 보듯 삶의 밖의 행동

 

나는 매일 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암시하는 지

알 수 없는 무수한 말과 신호를 해독 못한

이야기와 이야기들은 겹겹이 쌓여가고

만성이 된 나는 당신이 던져준 많은 의문들은

이제 알고 싶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다

 

그래도 밤마다 계속되는 불안은 동거는

아침이 오면 까맣게 잊어버리지만

그렇다고 무시 할 수도 없다

나를 아는 그대여

나를 암시하는 그대여

우리 이제 숨바꼭질 그만하고 소주 한잔 합시다

 

 

 

 

삶의 대한 의미

 

김 익 택

 

소나무 진물은 눈물인가 피인가

진물을 먹고 사는 사슴벌레와 하늘소는

청소 꾼인가 뱀파이어인가

 

내가 내 삶에 충실한 것은

타인에게도 성실함일까

 

근육을 파고 들어와 알을 낳고

심장에 구멍을 파서 알을 낳아도

고사하기 전 까지

아픔을 말하지 않는 소나무는

성실한 삶일까

 

내가 아닌 다른 삶

바른 삶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내가 죽어야 네가 사는······

그것이

너를 위한 삶이라면

나의 삶 또한

또 다른 삶의 어깨를 짚고 일어날 터

삶은 나를 위한 것이고

죽음은 너를 위한 삶

삶의 의미 부여는 공평하지만 상생은 아니네

세월이 가면

 

김 익 택

 

세월이 가면

절실히 미워서 기억하는 것도 있고

절실히 고마워서 기억하는 것도 있다

그것 말고도

아름답고 아프고 외롭고 쓸쓸해서 기억하는 것들은

문득문득 떠오르는 추억이 되는 것인데

세월은 그냥 가는 것이 아니다

나도 모르게

고운정은 햇빛에 바래고

미운정은 바람에 닳아

한데 어울려 어깨동무하고 다니는 아이처럼 친구가 된다

이렇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미운정은

되돌려주지 못한 앙금은

시간의 뻘 밭에서

스스로를 정화하고

고운정은

두고두고 갚으려던 고마움은 맘의 빗으로 흐르다가

비 내리는 연 밭에서 중얼거리며 걸어가는

스님의 발자국이 된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가면

고운정은

그립고 아쉬운 세월의 친구가 되고

미운정은

얄밉고 아쉬운 바람의 친구가 되어

옛날에 그런 일 있었지ㆍㆍㆍ

세월 가면 시작은 달랐지만 서로 소통하는 이야기가 되어

전설처럼 풀어져 나오는 추억의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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