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당 백곡재의 봄 풍경
김 익 택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연초록 세상
고요히 흐르는 밀양강 언덕에 자리잡은
금시당 백곡재
알아도 모르는 듯
깊은 학문 담은 뜻
5백년 은행나무는 한결같이
당당하게 서 있다
연약해 보여도 세상의 어느 꽃보다 붉은
만첩홍매 자태가 의미심장하다
앞 강물에 연초록 버들
뒤 산의 연분홍 진달래
넒은 들의 초록빛인 계절에
금시당 백곡재는
삶이 봄이고 희망이 봄을
조용히 내려다 보고 있다
금시당 백고재 만첩홍매의 속 뜻
김 익 택
무엇이 그리 궁금했을까
무엇이 그리 보고 싶었을까
무엇이 그리 알고 싶었을까
몇 세대를 걸쳐
허리가 굽어지도록
담장 밖을 내려다 본 이유가
세상 밖의 얘기 듣고 싶어서
세상 밖의 동경
아니지 아니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도리 자연의 진리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한
금시당 백곡재님 학문을 향기를
저 꽃도 알아
음으로 양으로 알리려는 신념일 것이다
오래 전 돌아가신 금시당 백곡재님
가슴속 붉은 열정
못다한 알린 학문 잊지 않게
봄이오면 꽃으로 향기로
알리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금시당 홍매 너를 보고 있으면
김 익 택
매화지고 벚꽃지고
연 초록이 온 세상을 활기를 되찾는 날
피보다 붉은 겹 홍매화가 폈다
붉어서 아름다운 꽃이 어디 너 뿐일까마는
하양꽃이 피고 노랑꽃이 분홍꽃이 만발하고
연초록이 산하를 뒤덮는 4월에
오직 너만
눈이 시어서 가슴이 아리도록 붉어서
사랑의 상처
그리움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것 또한 나만 그럴까
죽은 듯 연약한 마른 가지 끝
눈 길 머무는 곳곳마다
어느 꽃송이 하나 탐스럽지 않는 너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잃어버릴지언정 잊지 못하는
옛사랑같이 내 그리움이
피보다 붉게 피는 너 같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