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 소류지 낙화가 하는 말
김 익 택
떨어진 꽃이
다시 피는
보문 소류지는
물결이 바람을 불러
꽃을 피우고
바람이 물결을 불러
꽃을 피운다
그 꽃의 속삭임을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바람은
시간의 미학을 알아야 한다 하고
물은
기다림의 미학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한마디
시간과 공간
그 조화는
인내의 영역
인식의 세계에서
의식의 세계로 들어가야
또 하나의 꽃 만날 수 있다한다
그 다음
내면세계
깊은 우울의
소리 들을 수 있어야
아름다움을
발견 할 수 있다 한다
그 꽃의 존재는
김 익 택
그 꽃이 필 때
보고 싶은 것은
매양 웃는 미소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그 꽃이 떨어질 때
안타까운 것은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두려움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그 꽃을 보지 않아도
향기로운 것은
내 마음에 깊은 감동이 남아 있기 때문
그 꽃이 없어도
매양 그리운 것은
눈 물보다 더 진한 그리움이 남아 있기 때문이리라
아이야 아름다운 얼굴은
김 익 택
연지에 연꽃 없으면
연지 아니지
오늘
내일
그 언젠가
연꽃이 피었을 때
연지
그 이름
실례가 안 되는 것이지
아이야
제 아무리
얼굴이 아름다워도
얼굴이 지식이 되고
얼굴이 교양이 되는 것이 아니란다
너보다 내가
끝없는 자기개발
그 끝에
나를 알아주는 이름
그것이 진정 아름다운 얼굴이 되는 것이란다
보문정에서
김 익 택
연 잎이 춤추는 걸까
아니면
벚꽃잎이 춤을 추는 걸까
바람이 춤을 추는 걸까
아니면
물이 춤을 추는 걸까
시간이 밟고 지나간
그 자리에
그 누가
꽃을 그려놓고
바람을 그려놓은
그 자리에
또 그 누가
길손의 발자국을
한 땀 한 땀
수를 놓고 있다
5월을 향한 4월
김 익 택
비바람에 쫓기듯
꽃잎이 떨어지더니
어느새 푸른 신록이
온세상을 푸름으로 물들일 태세다
티 없이 맑은 아이
엄마 손 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공원길은
연인들로 비좁고
사랑의 시작인가
삶의 시작인가
잎새보다 먼저 피는
봄 꽃은
자리를 감추고
연두색이 짙어지는 숲속에는
새 소리로 활기차다
아이야 시련은 꽃을 피우는 과정
김 익 택
꿈이 무너지고
그 다음 시작되는
시련과 방황
그 모두 지나고 나니
꽃 피우는 과정이었더라
잃은 사랑의 잔재
실망 실의도 그렇고
잃어버린 꿈의 아픔
믿음 후회도 그렇더라
로또 복권당첨 후
알찬 계획은
부풀은 고무풍선 꿈
순간에 터지는 것이더라
시간 가고
오래도록 남는 것은
즐거움보다 시련이고
시련보다 아픔이더라
그대가 나를·······
김익 택
당신이 나를
기억 할 줄 몰랐습니다
꿈에도 몰랐습니다
날마다 밤마다
나 혼자 당신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좋아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고
기억할 줄 알았습니다
행여
혹시
그대도
지금 나처럼 뜬금없이
아주 잠깐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소원이었고 기원이었습니다
당신도 한때 나를 생각했다는
그 말
해 묵은 고민
한꺼번의 쾌활했습니다
정말이야
내 귀를 의심하면서
나만 그리워 하지 않았다는
환희
이루 말 할 수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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