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너만 같았으면


김 익 택 

 

 

 

 

나 나중에

나이 먹어

온 몸

생활구실 못해도

 

나 너처럼

밝은 빛

맑은 향기 피울 수 있을까

 

나를 아는

그들에게

나 너처럼

 

나밖에 없는

 

정 하나의

싱싱한 그리움

혼 하나의

향기로운 사랑

남을 수 있을까








鳳首梅

 

김 익 택 

 

 

 

 

아직도 북녘 손님은

나뭇가지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먼 길 떠난 훈풍은

기약 없는 손님인데

 

검고 탄 마른 육신

새우등살에도

바람 속 봄 느끼고

웃고 우는

저 꽃 몽우리

 

손가락마디마다

얼어터지듯 맺혀있는

빛과 향기 머금고서

오들오들 떨면서 피네

 

 

 

 

 

 

 

 


 





오늘도 또 하루는

 


김 익 택 

 

 

 

오늘도

생시가 꿈인 듯

꿈이 생시인 듯

어제

하루같이

지나가는 사이

바람이 주름살 하나 더 만들면

태양이 흰 머리카락 하나 더 만들고

바람이 어깨를 누르면

태양이 무릎을 꿇게 한다

 

오늘도

지난날

어느 하루같이

















鳳尾


 

김 익 택 

 

 

 

 

 

치마자락 휘날리는

꽃의 여신인가

머리카락 휘날리는

봄의 여신인가

 

온 누리에 삶의 인내

향기로 위로하고

온 누리에 삶의 사랑

빛으로 포옹하고 있다

 
















매화 너는

 


김 익 택 

 

 

 

 

 

 

 

 

매화에서 구린내 난다고

마파람이 아무리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도

말 같지 않아서

흘러버리는 것과 같이

 

바람이 무거워

지금 당장 곧 쓰러질 언정

싱싱하게 피어서

꽃으로 웃고 향기로 말하는 너는

조금도 비굴함이 없다












매화의 꿈

 


김 익 택 

 

 

 

 

 

살아 봐야 기껏 백 년

문밖 거동이 불편한 米壽  나이에

메마르면 온몸 부르트고

비 맞으면 부스럼이 온 몸 파고들어

삭신이 아파도

약속은 약속이고

삶은 삶이어서

기어코 피고 마는 그대는

삶의 가르침 책도 아니고

성인의 가르침 아니어도

보는 이의 가슴에

자연의 이치

삶의 진리 하나 깨닫게 하는

불경이며 성경이다




새벽 매화


 

김 익 택 

 

 

 

 

 

 

첫 날밤 새아씨

새벽 방문 여는 모습같이

 

강 추위에도

생기 돋는 연분홍 향기

 

풋풋해서 싱그럽고

수줍어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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