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열어 놓는 가을
김 익 택
가을은
우울한 사람 외로운 사람 그리운 사람
함께 웃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계절입니다
병아리 빛
피 빛으로 물든 단풍은
다 못한 아쉬운 가슴을 열게 하고
하양 파랑 노랑 빨강
산 들에 핀 야생화는
싱그럽다 못해 가슴을 울먹거리게 합니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계곡은
닫혀있던 귀를 열게 하고
바람은 시원스럽다 못해
눈물을 마르게 합니다
따스한 빛은
깊고 어두움 맘 빨래 줄에
걸어두게 하고
맑고 시원한 바람은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 씻어서 소독하게 합니다
이렇듯 가을 하루는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 절로 들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