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양지 이팝은

 

김 익 택

 

 

 

 

 

 

완재정

검은 골기와

처마 밑을 늘어뜨린

탐스러운 꽃 몽우리 보고

감탄하는

젊은 청춘들

위양지 이팝 의미

아는지 모르는지

요리저리 미소 띄우며

사진 찍느라 정신 없다

 

 

 

 

 

 

그 옛날 이팝 꽃은

 

김 익 택

 

 

 

 

산에 나물

물오른 어린 송진

 

산 비틀 칙 뿌리

개울가 찔레

 

그것이 아니면

무엇으로 연명 할 수 없던

보리 고개 5,6월

 

화르르 피는

이팝 꽃은

 

죽음 목전에도

원 없이 배부르게 먹고 싶은

하얀 쌀밥

 

탄식 원망 허기

달래주던 꽃이었다지요

 

 

 

 

 

 

 

 

아팠던 봄

 

김 익 택

 

 

 

 

 

아!

벚꽃 화사한 봄

허기진 몸 일으켜세울 겨를도 없이

재촉하는 더위가

지팡이 짓고 가는 할멈

흐린 눈 앞에 녹음이 아팠다지요

맹물 먹고 트림하는 어미에게

등 짝에 달라붙어

배고프다 보채는 아이

찔레 줄기 꺾어 주며

맛있지

더 줄까

착하지

어르며 거르며

산길 내려오면

눈물이 앞을 가려 녹음이 더 짙었다지요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삶

손바닥 발바닥에 돌 박히고

어깨 굳은살 돋도록 일을 했다지요

아!

저 꽃 지는 봄

길에 누운 개팔자

삶이 부러웠다지요

배고픔 앞에

삶의 모욕은

철없는 아이 밥 투정

아카시아 꽃이 지고

녹음이 울고 갈 때까지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고

오직 너만 있다는

어미 뻐꾸기

울음소리는

세상의 이치

그래도

잊지 않고 잃지 않는

도의 정신

성실은 밑천

노력이 구원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온 몸 으깨지도록 일하며 살았다지요

 

 

 

 

 

 

 

완재정 이팦

 

김 익 택

 

 

 

 

 

완재정

귀와 처마 밑

가지가 부러질 듯

낭창낭창

몽실몽실

 

진지 드세요

아버님

 

그 옛날 대감

밥상 위 쌀밥같이

완재정

검은 대청 마루바닥 향해

한껏 드리우고 있다

 

 

 

 

 

 

 

 

5월 봄 가는 길에

 

김 익 택

 

 

 

 

 

모란꽃이 떨어지고

두견이 날아갔다 했던가요

 

휘파람새가 전하는 소식

종달새가 믿을 것 못 되도

마음 설레는 것 사실이었다지요

 

가는 봄 잡으려고

수크렁 묶어 길을 막고

비석돌 세워 길 막아도

 

봄은 단 한번도

돌아보지 않고

꽃 떨어진 무성한 숲길을

소리 없이 사라졌지요

 

 

 

 

 

 

신록 속의 삶

 

김 익 택

 

 

 

 

온 산이

어미의 품속같이 푸르다

포근한 그 품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거기 어떻니

적이다

숨어라

도망가라

조용해라

 

저들만의 정보가 난무하는

생존의 삶터 비밀 정원이다

 

그 속에서

사랑을 나누고 태어나고 기르고

싸우고 죽이고 죽고

겉으로 평화 같아도

경쟁과 사투 속에

질서가 공존하는 모범 사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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