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 늪



김 익 택



 

 

 

어둠 가시고 동트기 전

고요 속에 피는 안개

무슨 원한 많기에

하얀 소복을 하고

실바람 타고 대지를 덮고 있다

 

때때로 솟아 올라 물결치는

잉어 몸짓은 생기 발랄하고

 

해를 먹은 몽환은 천국 가는 길인가

두루미만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소리 없는 질문에

꿈을 잇는 안개는

억겁 세월 아픔 견디지 못해

토해내는 침묵의 입김인가

스쳐가는 바람이 외투처럼 무겁다





 






물 안개 피는 아침

 

김 익 택 

 




 

이슬이 영롱한 아침

뽀얀 안개 가르고 산책길 나선다

햇살 가득 할 때까지의

짧은 시간

차가워도 펄펄 끓는 듯

피어 오르는 물 안개

텅 빈 공간이 무서운가

소멸하고 생성하길 반복하다

부채 햇살 펴자

기죽은 듯 사라진다

 

요동도 없고 소리도 없이





 






몽상 1

 


김 익 택 

 

 

 

 

 

마음에서 일어나는 풍요로움

베풀고 나누어 주는 흐뭇함이

헛바람에 흩어질지 몰라도

 

모여서 더 따뜻한 얘기들

어두운 밤 부푼 꿈으로 가득한데

긴 한숨 소리에 점멸하는

수많은 생각 생각들이

 

메말라서 더 슬픈 낙엽 같이

못 이룬 꿈 현실을 직시 하는 밤

그래도 아까운 미련 잠 못 이룹니다





 















제비꽃과 쑥부쟁이

 

김 익 택 

 

 

 

 

 

 

 

이른 봄 꽃 피우고

흔적 없이 사라졌다 하여

죽은 것이 아니라네

 

봄이 되면

네가 사라지고

내가 나타나듯

 

내가 사는 곳은

너도 사는 곳

 

너도 나도

잠시 그 자리를 빌려 쓰고

그 자리를 빌려주었을 뿐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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