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암 상사화 1

 

김 익 택

 

 

 

 

한점 흐트러짐 없이

올 곧게 앉아 있는

스님 모습

숨은 쉬고 있는가

바람마저 고요하다

하얀 벽이 불경인 양

투시하는 스님의 강한 눈빛

눈은 깜박이고 있는가

정적이 감돈다

울긋불긋해야 아름다운 꽃인가

꼭 코끝을 자극해야 향기인가

있어도 없는 듯

관심 없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연분홍 상사화가

웃는 듯 수줍은 듯

대발이 드리운 선방을 바라보고 있다

 

 

극락암 상사화 2

 

김 익 택

 

 

 

 

 

모란같이 곱지 않고

장미같이 화려하지 않아

시선 받지 못해도

사랑 이별 그리움이 너만 할까

 

마음이 가는 길

사랑 인연 천륜까지 버리고

밤 낮없이 나를 찾는 스님 선방 앞에

다소곳이 피어 있다

사랑은 무임승차

 

김 익 택

 

 

 

 

행복의 정공법이 있었던가

사랑의 방정식이 있었던가

보여도 잡지 못하는 별같이

느껴도 보이지 않는 바람같이

양식이 공식을 비웃는다

마음이 가는 길에도 장해물이 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절벽이 있고

뒤통수를 때리는 해머가 있다

몰라서 애가 타고 알아도 어쩌지 못해

끙끙 앓는 사랑도 있고

용기도 없고 지혜도 없다고

내가 나를 나무라는 자책도 있다

기억은 실체가 없어도 쌓이면 무겁고

시 공간을 활보하는 자유도 생각이 옭아맨다

풀지 못한 수학이면 배우면 되는 것이고

배워도 이해가 안 되면 포기하면 되는 것인데

사랑은 그것은 안된다

너 아니면 안 돼

이미 시야에 사라져 버려도

여운을 꼬리를 붙잡고 매달리다

고개 들어도 주르르 흐르는 눈물같이

가두면 더 아픈 슬픔은 흘러 보내야 하는데

사랑은 입구도 없고 출구도 없어

시공을 초월한 믿음을 부둥켜안고 놓지 않는다

 

불신은

 

김 익 택

 

 

 

 

 

 

비단은 날줄 들줄

촘촘하게 꼼꼼하게 엮어야 아름답듯

사랑은 퍼즐 맞추기

행복은 숨은 그림자 찾기

너와 내가 존경과 배려와

이해와 설득으로 엮어가는 길

잘 알아 무시하고

편안해서 소홀하는 사이

무너지는 신뢰

불신은

돌이킬 수 없는 후회의 몫

처음 그때 존경과 배려로

다시 회복한다 해도 처음은 같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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