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 너는
김 익 택
붉은 햇살을
한줌 받아먹고
재 때 소화를 못한 붉은 입
여인의 마음을 훔치고 변명한다
아름다움을 포장한
사랑과 배신은
누구나 가지고 사는
가슴 한 켠에
향기와 썩은 고름
아파도 버리지 못하는
돌아 올 수 없는 먼 길 떠난 뒤에도
가슴에서 자라는
지독한 생명력은
시간이 기억을 희미하고 하고
시간이 배신을 희석이 시키고
사랑과 동일시 될 때
그 배신도 사랑과 다름없는 삶
겪어야 하고 견뎌야 하는
삶의 과정
꽃이 피어서 열매를 맺고
죽을 때까지
5월은 가고
김익 택
잎 속에 눈물
꽃 속에 희망
어제가 오늘처럼
지나간 5월의 꿈은
꼭 돌아보면
시원 섭섭하다
하루하루
영위하는 삶은
내가 알아도 느끼지 못하는
세포가 죽고 생성하는 동안
내 몸 속 혈액
몸부림을 쳐도 모르듯이
다시 오지 않는 5월은 가고
맞이하는 6월
무관심 속에 하루가 저물고 있다
태화강 양귀비
김 익액
붉은 입술이 사이로
수시로 드나드는 벌
날개 짓이 무겁다
사랑 따윈 모르고
매파는 더욱 모른다
오직 먹고 살려는 몸부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