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의 의사 전달 방식
김 익 택
코스모스는
바람이 목소리다
말하는 것
좋아하는 것
싫어 하는 것 모두
바람의 힘을 빌려 말을 한다
햇살 가득한 아침에는
이슬을 통해 말을 하고
환한 대낮에는
벌 나비를 통해 사랑의 엽서를 띄우고
노을 빛이 좋은 저녁에는
어둠을 빌려 비밀 얘기를 한다
사랑의 세레나데는
달빛을 밟으며 부르고
이별의 아픔은
비를 맞으며 마음을 씻는다
이 가을에 나는 - 2
김 익 택
그 옛날 초가 지붕에
하얀 박꽃
달 보고 피고
국화 향기 날리는
평상에 앉아서
웃음이 깊어
울음으로도
속 시원치 않는
나 같은 소녀와
별이 깊도록 나누었던
그 날로 돌아가
잃어버린 지난 날
꿈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
가을 꽃의 의무
김 익 택
가을꽃이 더 향기로운 이유는
하루 볕이 저물 때마다
하루 삶이 짧아진다는 것
오늘 하루가
다시 오지 않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추워지기 전
피워야 하고
열매가 익을 때까지
내 삶보다 귀한 씨앗
세상 밖으로 보내기 위한
발버둥이면 몸부림
삶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함이다
Forever
김 익 택
꺾지 말고 놔 두어도
화무십일홍
바람불어 더 향기롭고
빛 좋아 더 아름다운 것은
내가 간직하고 싶으면
너도 간직하고 싶을 터
바람이 내 것 아니면
향기도 내 것 아니고
빛도 내 것 아니다
그냥 그대로
너도 보고 나도 보고
먹고 살기 위해 벌 나비도 오고
그 아름다움과 향기
마음에 담고 가면
화무십일홍 아니라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