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아름다워

 

김 익 택


 

 

 

 

 

 

두뇌는 어린아이를

심장은 

청춘을 그리워하는 동안

추억은 잠을 자지 않고

미래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는다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길어도 짧아서

오늘 하루 너는

천년 전 왕이 되고 

나는 왕비가 되어도 본다


40여 년 전 

너도 나도

한송이 꽃이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

꿈과 희망 밖에 없던 

여고생이 되어

골 깊은 잔주름이

오랜만에 꽃처럼 웃는다











늦 가을의 바람 여행

 


김 익 택 

 

 

 

 

 

 

 

바람의 그림자가 길을 나섰다

아직 까지 가지에 매달린 노란 은행잎이

고개를 살랑대며 그네를 타고 놀고

이슬에 젖은 쑥부쟁이꽃이

태양을 향해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바람이 존재 가치를 각인하려는 듯

심술궂게 단풍잎에 입 바람을 혹 불었다

단풍잎이 팔랑개비처럼 돌다

담벼락 모서리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다

말라야 썩지 않는 곶감이 일제히 허술 춤을 추었다

배고픈 까치가 앙상한 감나무 가지에 앉아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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