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바이 완행기차에서
김 익 택
칠월의 더위 속으로 기차는 떠나네
힘없는 구름은 태양에게 밀려가고
푸른 빛 바람은 더위에 누웠네
내 귀에 이어폰
아리랑 선율 흐르고
내 눈에 비친 그들
검은 얼굴 검은 눈동자뿐이네
모두 나를 쳐다 보고 있네
모두 낯선 얼굴
모두 낯선 풍경이네
찌릿한 냄새가 속옷까지 스며들어
머리까지 아프고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 눈빛이
싫어서 창 밖을 보네
어느새 기차는 평원을 달리네
습기 먹은 바람에 세안을 하고
저 멀리 보이는 오두막 집 하나
앞 강에 흐르는 물 온통 흙 탕이고
뒤에는 검은 바위에 붉은 깃발이 꽂혀있네.
저기는 누가 살까 뭘 먹고 살지
아프면 어떡하지 외로워서 어떻게
이방인의 한갓 바람이
어찌 위로가 될까 마는
마음을 가는 길을 어쩌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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