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해무는

 

김 익 택

 

 

 

 

저 해무는

아마도 광안대교를 베개로 착각했나 보다

저리도 편안하게 배고 있는 걸로 보면

아니 광안대교가 해무를 이불로 착각했나 보다

얼굴까지 끌어 올려 덮고 있는 걸 보면

아니면

북치고 장고치는

내가 착각하고 있나 보다

아니

가슴치는 저 풍경을 보고 아무 감흥이 없다면

그것 또한 목석과 다름없는 사람일터

기상이변이면 이변이고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면 현상인데

아무튼

흔히 볼 수 없는

놓치면 평생 아쉬운 풍경을 눈앞에 두고

준비 없고 계획없이 허둥대는 사이

사라질까 셔트를 누르지만

그리 맑지 않는 시계로

내 마음 같은 담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거물의 노래

 

김 익 택

 

 

 

 

거물이 웃는다

물의 속내를 아니까

속 시원하다고

 

어부가 잘 사는 것은

내 가슴에

고기 많이 들어와 내 가죽이

찢어져야 사는 것이고

살려 달라고

고기가 발버둥쳐야 사는 삶이다

 

언제 관음을 보았던가

살기 위해

살생해야 하는 운명

목적은

죽음을 앞세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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