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맥문동은
김익 택
저 환상의 보라빛
키 작은 맥문동은
공해 속에서도
인내가 사랑을 만들고 희망을 만듭니다
아프면서도
인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합니다
어려울 수록 깨닫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
극복하면서 느끼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
저 꽃은
빛으로 삶의 의사를 전달하고
향기로 사랑의 감사함을 전한다
황성공원 맥문동 1
김 익 택
뜨거운 열기
몸서리치게 하는
8월 중순
꿈의 빛 보라
맥문동만
제세상을 만나듯
소나무 그늘을
무대 삼아
카드 색션을 하고 있다
알았습니다
김익 택
당신 이름 떠올리면
할말이 너무 많습니다
잘 있을까 의문부터
그리움은 안타까움으로
안타까움이 스스로 꾸짖는 자책으로 끝날 때까지
언제나 타인이었습니다
밤공기와 어둠이 우편 배달부가 되고
반짝이는 별을 따다 우표를 붙이기를
몇 날 밤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나는 소리꾼
당신은 묵음
이슬이 소금이 되어야
당신 내 말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을 향한 책임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배가 되지만
나는 당신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 지 모릅니다
이 밤 내가 숨쉬고 있는 밤 공기가
그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 위안이 될 뿐
내가 아는 것은 그리움 뿐입니다
사랑이 아프게 한다는 것
당신을 알고부터 였습니다
사랑이 외롭다는 것도
당신을 알고부터 였습니다
당신을 알고부터
봄날에 피는 꽃은 죄다 아팠고
여름에 피는 꽃은 죄다 우울했고
가을에 피는 꽃은 죄다 슬펐습니다
당신을 알고부터
봄날에 우는 철새
여름에 우는 매미
가을에 우는 여치소리가
사랑 노래인 줄 알았습니다
허공에게 희망을 묻다
김 익 택
뭇 사람 눈빛 머무는 허공
마음 아픈 사람들은
그 하늘을 보고 희망을 묻습니다
그 해답 끝내 들을 수 없지만
사람들은 불을 쫓는 부나비처럼
누구에게 풀어 놓을 수 없는 말
고해성사하듯 진실을 묻습니다
그 이유 그대는 하튼 소리까지
묵묵히 들어주기만 할 뿐
불행과 아픔 말하지 않습니다
시련과 빈곤 말하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 대답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빤히 알면서도
어려울 때 괴로울 때
외로울 때 그리울 때
당신에게 희망을 묻습니다
나 어떡하면 좋아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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