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영원한 누나 매화가 피고 있다
김 익 택
딸아이 가여운 손으로
성탄절 노래
설날 노래
작별 노래를
서툴게 연주하던 연말은 가고
어느덧 3월1일
태극기를 내 걸던 딸아이
피아노 앞에 돌아와 학원에서 배웠다며
유관순 노래를 연주하며 부른다
기미년 3월1일 터지자 ···
슬픈 노래를
발랄하게 부른 딸아이는
창문 블라인드를 젖히더니
매화가 피었다고
매화가 내 피아노연주 소리 듣고
일찍 피었다고
영원한 누나 유관순 열사가
독립을 외치듯 베란다를 구른다
딸아이 말처럼
여러 매화나무 중에 베란다와 제일 가까운
한 그루에 매화가 피어 있었다
눈 속에 피는 꽃
눈 속에 피었던 유관순
봄은 다 왔는데 봄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누님······
딸아이
유관순 누나를 연주하면
매화는 화답하듯
응응 우는 아이 젖먹이듯 한껏 벙글어서
웅우그리는 벌들에게 꿀 젖을 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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