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영원한 누나 매화가 피고 있다


김 익 택

 

 

딸아이 가여운 손으로

성탄절 노래

설날 노래

작별 노래를

서툴게 연주하던 연말은 가고

 

어느덧 31

태극기를 내 걸던 딸아이

피아노 앞에 돌아와 학원에서 배웠다며

유관순 노래를 연주하며 부른다

 

기미년 31일 터지자 ···

슬픈 노래를

발랄하게 부른 딸아이는

창문 블라인드를 젖히더니

매화가 피었다고

매화가 내 피아노연주 소리 듣고

일찍 피었다고

영원한 누나 유관순 열사가

독립을 외치듯 베란다를 구른다

 

딸아이 말처럼

여러 매화나무 중에 베란다와 제일 가까운

한 그루에 매화가 피어 있었다

눈 속에 피는 꽃

눈 속에 피었던 유관순

봄은 다 왔는데 봄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누님······

 

딸아이

유관순 누나를 연주하면 

매화는 화답하듯

응응 우는 아이 젖먹이듯 한껏 벙글어서

웅우그리는 벌들에게 꿀 젖을 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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