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암 참나리

 

김 익 택

 

 

 

 

양귀비 쏙 눈썹이 저처럼 매혹적이었던가

장비 눈썹이 저처럼 힘 찼던가

 

나 보라는 듯 속까지 뒤집은 꽃술의 모습이

요망스러움을 뛰어 넘은 자태가 아름답다

 

백련암의 수련

김 익 택

 

 

 

 

 

동그랗게 오므린

샛노란 꽃술

아이의 미소같이

순수하고

티 없이 깨끗한

하얀 꽃 잎은

부처님 자비인듯

온화하다

소화의 기다림

 

김 익 택

 

 

 

사랑한다는 건 믿음이 밑천인데

다가서려면

머리속에서 복잡한 심경이 길을 묻는다

오늘도 안 오시려나

문제는 있어도 답 없는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스스로 의심하는데

그래도 포기는 없다

가슴이 숨을 쉬는 동안

소식 없어도 느낌으로 알고

향기 없어도 바람으로 알아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는 것인데

그러나 용기가 믿음을 의심한다

내가 사랑해도 네가 아니면

이해해도 원위치인데

오해 불신 배신 아니면

사랑은 아름다운 법

믿음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희망이므로

소화는 오늘도 웃는다

여린 바람에 목이 땅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서운암 인동초

 

김 익 택

 

 

 

 

그에게 겨울은

시련을 시험하는 삶

칼 바람 등살에

견딘 푸름은

희망을 믿었기 때문이리라

살기 위해 가시 넝쿨을

친구같이 의지하고

차디찬 돌담장에 기대어

생명을 유지한 삶

팔월 더위에

아이손같이 보드라운

분홍 꽃을 피워

오래전 할머니 눈길 같이

장독을 바라보고 웃고 있다

사랑의 믿음

 

김익 택

 

 

 

 

 

가난할수록 정이 많고

외로울수록 정이 깊듯

그리울수록 깊은 사랑은

시간과 비례해

불신보다 믿음은

폭풍으로 성장해

언젠가 함께 하는

믿음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단 한번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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