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밤 안개
김 익 택
숲도 없고 돌도 없는
도심 넓은 도로에서
두 눈에 불 밝혀도
앞이 보이지 않아
길을 찾지 못한다
가로등은 만취한 술 꾼 마냥
붉게 충열된 채
제 앞가림도 못하고
차량은 두 눈을 부릎 뜨고도
길을 헤맨다
아름답다 몽환적이다
무섭다 지옥인가
극과 극의 풍경 앞에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가
잘 살았느냐 지은 죄 없느냐
운전대 잡은 나에게 양심을 묻는다
어차피 도대체
김 익 택
어차피
도대체
체념과 의문은
나만을 채근하는 전용 아니다
좋다고 마냥 머물 수 없는 가을같이
소유하지 않아도 저절로 가는 자연이다
후회도 선물
아쉬움도 만족을 위한 선물
어차피
도대체
지혜란
반복하며 터득하는 삶이다
가을 비의 슬픔
김 익 택
추위를 재촉하는
비가 오네요
어두침침한 대낮 오후에
아직 거둬들이지 못한 벼는
고개를 숙이다 못해 누워버리고
잎 떨어진 가지에
엉거주춤 매달려있는
볼 폼 없는 사과가
처량하게 보이네요
기다리는 것도
반갑지 않으면 괴로운 법이고
사랑도
기회를 잃으면 만남보다 못한 일
삶의 희비가 교차하는 비가
버려진 과수 밭에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네요
샘 스미스&테라시 쳅맨 노래
김 익 택
어코스틱 키타 반주가
아이스크림보다 달콤한
테라시 챕맨 노래와
피아노 반주가
슬플수록 위로가 되는
샘 스미소 노래 듣고 있으면
고맙다는 말
축복 받았다는 생각
아니 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내 안의
외로움과 슬픔은 카타르시스로
내 밖의
그리움과 기쁨은 사랑으로
쓰다듬고 보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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