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그 무엇의 희생
김 익 택
몸 속에 늘 지니고 다니면서
모르는 질병같이
늘 몸 비비고 살면서 모르는
아내의 마음같이
우리는
늘 먹고 입고 자는 감사함을
모르고 산다
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은
그 무엇의 희생이 있기 마련
그 희생양에게
매양 사육제를 지낼 수는 없어도
마음의 한편 고마움을 가지는 것은
그들에 대한 예의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 몸 속에서 기생하는 바이러스
내 삶에 끼어드는 그릇된 삶들도
악성으로 변한 뒤
어쩔 수 없으면
공동 생존의 의미를
찾을 수 밖 애
그 시절은···
김 익 택
화롯불 끌어안고
동 김치 한 사발
언 동지팥죽 한 그릇
배불리 먹으면
행복했던 그 시절은
하얀 콧물 훌쩍거리며
손등이 거북등같이 터져도
마음은 따뜻했습니다
친구 집은
내 집 같이
눈치코치 보지 않고
밥 먹고 잠자는 일 예사였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은
가난해도
더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정 많았고
배우지 못해도
더 베풀 수 있는
넉넉한 사랑 깊었습니다
삶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
김 익 택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 오르는 태양같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삶이 바뀌는 것은
자연의 이치
거기 삶이 함께
흘러가는 것이다
흘러가면서 생각하고
흘러가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거기 삶들은
함께 흘러가면서
객이 되었다가
주인이 되었다가
방관자가 되었다가
일원이 되었다가
일부가 되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