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포나루 새벽 풍경 - 1
김 익 택
저 멀리 젊은 태양이
산천을 밝히자
산머리에
하얀 구름
상모처럼 돌고
넓은 들을 따라
휘돌아가는 강 줄기
그 위로
흘러가는 안개가
소고 치며 돌아가는
열 두자 상모 꼬리
발길 끝자락에 휘감기는
춤사위 같이
바람이 구름을 휘감고
한바탕 놀고 있다
사포나루 새벽 풍경 - 2
김 익 택
사포나루 감싸고
흘러가는 영산강은
남도의
더 넓은 들을
어미 품같이 포용하고
더 넓은 해양으로
억겁 여행 떠난다
한가로운 고깃배
푸른 물결 위에
긴 꼬리 남기고
꿈길 같이 사라지고
불덩이 같은 태양
고운 물결위에
보석같이 반짝인다
사포나루 새벽 풍경 - 3
김 익 택
바람이 시샘하는 양
잠시 구름이
산허리를 가리는 동안
솜 같은
하얀 구름 사이로
살포시 드러내는
소나무 얼굴이
아이처럼 싱그럽고
뽀송뽀송한
구름은 꿈속같이
꿈속같이 아름답다
사포나루 새벽 풍경 - 4
김 익 택
아 ~ 저 풍경
마음에 심고 간들
또 다시 보고 싶고
그립지 아니하면
사람 아니리라
비단 같은
하얀 안개
황금들녘 위로
고요히 더 고요히
꿈결같이 흐르고
붉은 빛을 머금은
하얀 운해
산머리를 감돌며 펼치는
구름 쇼를 본 사람이라면
가슴이 감격하지 아니하면
장님만도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