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꽃 기다림

 

김 익 택

 

 

 

 

 

깊은 산속 어느 고귀한 분 길 안내하려고

예쁜 등불 밝히고 있을까

 

아침 이슬로 세면하고

옷 매무새 가다듬고 기다려도

가끔 바람이 살짝 건드리며 지나치고 가면

찾아오는 건 벌 나비뿐이네

 

외로움도 기다림의 보람 된다면

그리움도 의심치 않는 사랑인데

 

그래도 네 모습이 애잔하고 가엾게 보이는 것은

소원 있고 희망 있어도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을

너와 내가 공감하고 있음 아닐까

금강초롱

 

김 익 택

 

 

 

 

 

진리를 가르치고 교육을 가르치는

참 인간을 회복하고 교육하는 신성한 곳

 

교회에서 사찰에서

학교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소리는 달라도 거짓은 없지

 

불 없는 청사초롱일지라도

그 빛은 오묘하고

소리 없는 종일지라도

그 향기는 맑고 깨끗하다

 

성경이 아니고 교과서가 아니어도

성실 감사 충실 정의 그 의미만으로 충분하다

발길 붙잡는 초롱꽃

 

김 익 택

 

 

 

 

 

무슨 생각 하고 있을까

 

동문서답 일지 몰라도

내 안에 그 무엇을 보듬고 있다는 생각

뇌파의 신호가 보내는 정보인데

나는 네 겉모습을 얼굴 표정인양

시심으로 읽어 본다

 

어제 어디서 다시 보지 못해도

네 모습은 청초해서 가냘프고

순수해서 가엾게 보여서

도움되지 않는 동정심이

한동안 뇌리에 떠나지 않아서

 

저만큼 가다 다시 돌아본다

생각이 없는 날

김 익 택

 

 

 

생각이 죽고 상상이 죽으니

감정이 죽고 감성이 죽고

독서에 흥미를 잃으니

생각이 사색을 잃어버린다

 

게으른 생각은

묻지도 말고 말하지 말고

궁금해하지도 말라 하니

몸은 얼씨구 좋다고 맞장구를 친다

 

그래도 버리 못하는 생각

좋은 것 입고 맛있는 음식 먹고

편안하게 잠자는 마음 여전한데

 

탄생과 삶과 죽음

눈에 보이는 사물과 생물

그 어떤 생각이 달라붙지 않는다

 

말을 하고 말을 들어도

사랑 진리 진실 사실

일상의 느낌 감탄 감사

좋고 싫음의 의미가 형상화되지 않는다

초롱꽃 전설

 

전설로는 ‘먼 옛날, 금강산 깊은 산골에 부모 없는 오누이가 살았다. 어느 날 누나가 병에 걸리자 남동생은 약초를 찾아 산으로 떠난다.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동생을 기다리던 누나는 초롱불을 들고 길을 나섰다가 산중턱에 쓰러지고 만다. 약을 구해 돌아오던 동생은 숨을 거둔 누나를 발견하였는데 죽은 누나 옆에는 초롱불을 닮은 한 송이 꽃이 피어 있었다.’ 는 슬픈 전설이 있다. 아마도 동생이 누나를 위해 애쓰는 성실한 마음과 동생의 마음에 감사하는 누나의 마음이 꽃말에 담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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