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평터널 어둠속에는

 

김 익 택

 

 

 

 

태양빛도 굴절할 수 없는

깊은 터널

 

그 속에서

차곡차곡 쌓아 놓은 벽돌에

전등 빛에 삭고

바람에 숙성되는 동안

자연에 동화된 벽돌이

세월 이야기를

한 폭의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

 

그 그림은

은은해서 깊은 맛이 나고

깊어서 심오한 멋이 우려난다

 

터널 저 끝에 보이는

작은 빛의 희망같이

 

용평 터널을 지나면서

김 익 택

 

 

 

 

 

밀양 용평터널은 벽돌은

오래 발효된 오크통 같이

오래 삼은 뼈다귀 진국 같이

어두워서 깊은 맛이 나고

짧아서 더 궁금한

맛보기 영화 같다

그래 다시 오마 그때 보자

지키지 않아도 되는 약속

혼잣말로 하고는

터널을 빠져나오는데

터널 밖 밝은 풍경이 딴 세상 같다

 

 

 

 

 

 

용평터널의 소리소리들

 

김 익 택

 

 

 

 

저 벽돌이 하는 얘기가

아픈 소리로 들리고

슬픔으로 보이는 것은

 

이 좁은 터널 어둠속의

바람 울림이 우는소리 들리고

외침 소리로 들리는 것은

 

암울한 시대에

노동에 시달린

배고픔과 아픔

그 보다

인간비하의 조센지빠가야로

 

핍박 설움

나는 고통스러워도

너희들 만은

이 악몽 벗어나야 한다

 

저 들이 저지른 악행 잊지 말아야 한다

그 것이 이땅 애비들의 소망

배워야 한다

잘 살아야 한다

저 터널 끝 밝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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