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왜




김 익 택

 

 

 

미세 먼지 속에서

누군가 터벅터벅

걸어오는 이 있어 물어본다

그대는 왜

소리 소문 없이 와서

심장에 바람 구멍을 뚫고

허파에 모래 성을 쌓는 것인지

믿음을 나누어도 모자라는 세상에

걸려도 걸리지 않는 삶의 제앙을

무차별적으로 뿌려 놓는 것인지

무슨 원한 있어

어디 맑은 숨 구멍 하나

남겨 두지 않고

무슨 죄가 있어

며칠을 옥죄는지

하늘의 시험 아니고

태양의 의도 아니라면

울음보다 더 진한 비를

내려주기를

생명을 가진 자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 주기를














호수 안개

 

김 익 택



 

이 아침

어느 억울한 분

눈물이기에

앞이 안 보이도록 

마음을 적시고도 모자라

발목을 붙잡습니까

아니면

어느 분의 고귀한 정성이기에

바람도 없고 빛도 없는 새벽

이른 아침에

씻어주고 보듬어주는 것도 모자라

윤슬로 마른 목을 축여 주는 것인지

포용과 베려 뿐인

그대의 희생이 

새삼

경의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있었지

 

김 익 택 

 

 

빨리 떠나가는 그대가 싫어서

파란 하늘이 슬프게 보일 때가 있었지

온 언덕을 하얗게 수놓은

구절초 꽃들이 외롭게 보일 때가 있었지

허전한 가슴을 온통 향기로 채워주는

국화 향기가 싫을 때가 있었지

네가 없는 파란 하늘 흰 구름은

있어도 허전하고

네가 없는 들꽃은 피어 있어도 애처로워

눈길이 아팠지

누구나 좋아하고

누구나 행복하게 하는 단어

사랑

네가 없으면

봄은 슬프고 가을은 외로울 뿐

삶의 의미는 하룻밤의 꿈

서쪽을 하늘을 달려가는 새벽 달

뒤 담화가 될 수 밖에 없었지

 

 


















어떤 세상

 

 

 김 익 택

 

 

 

추측 예측이 난무한

정치세계

세상사 이야기

미워하고

속이고

배신하고

서로가 서로를

알면서도 속는 사람들

이합 야합

아전인수 혈안이다

이해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은

먼저 나를 내려놓으면 보이는 것인데

거짓을

서로 먼저 털어 놓아라

밤낮없이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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