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되나요
김 익 택
가로등 불빛에
스러지는 비가 서러운 밤
꽃잎 지는 길을
걸어가는 그대에게 내가
노란 우산을 받쳐주고 싶네요
그대 지금
울고 있는 지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슬픔을 나누고 싶네요
하지만
마음 따라간다고
뒤 따라갈 수도 없고
위로해줄 처지도 아니어서
선뜻 나 설 수도 없네요
모르긴 해도
그대 마음이 지금
가로등 붉은 빛에 쓰러지는
빗줄기 같은 아닐까 싶네요
어쩌면 좋아요
내가 나의
돌아 갈 길 몰라도
그대 가는 길 외롭지 않게
위로를 해 주고 싶은데
어떤 그리움
김 익 택
그 사람의 이야기 속에 내가 사는 꿈
그의 가슴에
내 이름 하나를 새길 수 있는 것은
헤라클레스가 지구를 들어 올리고
시지프스가 산꼭대기를 향해 돌을 굴리는 일
꿈의 요정을 만나
뇌리의 자유가 언어도단을 유린하고
세상의 이치를 잃어버린
상상의 세상을 꿈꾸는 일
이룰 수 없었고 이루지 못한
내 가슴 보자기에 있는 그 사람을
세월의 시간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
오늘도
오래된 첫사랑
김 익 택
그 남자 가슴을
수십 년 파먹고도 모자라는
그 여자
오늘밤은
어디로 갈까 하고
그 남자 뇌리에서 하이힐을 신고 있다
도마 위 칼자국보다 더 또렷한 하이힐 소리
그 남자 귀청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제발 떠나다오
남자가 소리친다
그 여자
그 남자 가슴으로 들어가며 말한다
나도 떠나고 싶어
그런데 왜 자꾸 나를 불러
시도 때도 없이
사랑은···
김 익 택
사랑은 확인이다
장소 관계없이
사랑은 믿음이다
오늘도 어제같이
사랑은 나눔이다
영혼을 다 주어도 모자라는
Stalking
김 익 택
그대 나 몰라도
나는 당신의 연인
당신에겐 절대
어불성설
대화 없고
면식도 없었지만
그대 육체부터 정신까지
가슴에 새기는 일기장입니다
그리워
김 익 택
내가 웃고
네가 우는 것보다
내가 울고
네가 웃어야 편해
하늘이 웃고
땅이 웃는다 해도
네가 슬프면
나도 슬퍼져
네가 그리운 날
내가 웃으면
내가 남의 얘기 하는것 같아
내가 또 슬퍼
그러니 그대
잊음과 잃음
그것조차 안 되
샘이 말라도
마르지 않는
내 기억의 계곡은
그대가 매양 그리워
오늘도 어제같이
그 사랑
김 익 택
그래 잘 있어
따뜻하고 포근한 그 말
반갑고 고마우면서도
왜 그리
아프고 쓸쓸한지
명치끝 슬픔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돌았지
너를 위하고
나를 위해
잊음이 잃음같이
없었던사랑
아파서 아름다운 추억됐지만
아직도 난 몰라
사랑인지
집착인지
사랑해 그 말
김 익 택
너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너의 눈동자 입술
걸어가는 뒷모습까지
너는
움직이는 예술
아름다워 뛰는 가슴이
죽을 만큼 좋고 신나지만
내 입 속에서 중얼거릴 뿐
곁에 앉은 너를 두고
하늘 보고
사랑해
빈 말 하는 바보가 될 수 밖에
가슴이 하는 말
김 익 택
가슴이 묻는 말은
빗물에 젖어 말리지 못하고
가슴이 하는 말은
저벅거리는 그대 발자국에 쏟아 놓았지요
우산을 들었지만
돌아오는 길은
소금보다 짠 비가 가슴에 흠뻑 젖었지요
잘 가
그대가 하는 비에 젖은 그 말에
그래 하고 돌아섰지만
가슴에 비가 계속 흘러내렸지요
입이 떨어지지 않아
차마 하지 못한 말
내가 나를 윽박질르는 것이
또 가증스럽고 비겁해
내리는 비에
용해되고 싶었지요
그대 모르죠
김 익 택
그대 모르죠
그대를 알고부터
생각하는 것도
그리워하는 것도
추억하는 것도
아팠다는 걸
그대 잊기 위해
먼 길을 돌아오는 것은
시간이 나를 위로해주고
생각이 나를 치유해주기를
후회하지 않기를
어둑한 밤
오늘의 슬픔
발자국 소리에 묻어 두고
돌아 오는 길은
위로되지 않는 자위가
더 슬펐음을
그대는
김익 택
지독한 기다림 뒤에
깨달은 것은
내가
한없이 초라하다는 것
그대 아니면
그 누구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내 정신 창구 소통은
위로 대지 않는
언제나 일방적
그대 이름 석자
버릴 수도
버려질 수도 없는
정신적인 부채
진실이 아프게 한다는 것
내 마음의 북극성
김 익 택
비에 꽃이 젖고
바람에 잎 져도
내 가슴에 비가
그치다 않으면
그 슬픔
모른다고 할 수밖에
사랑해도
사랑한다는 그 말
못하는데
하물며
싫다 밉다는 말
할 수 있을까
내 마음 움직이는 것은
그리움 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대를 위한
오직 배려 밖에
소년의 첫 사랑
나도 몰래
쓰는 이름 석자
휘갈겨 쓰면 쓰는 대로
꾹꾹 눌러쓰면 쓰는 대로
또렷또렷 정자로 쓰면 쓰는 대로
볼펜 잉크 자국 따라
피어나는 아련한 추억들
가슴 먹먹해도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사랑이 뭔지 모르는
그때 그 시절
열다섯 소년은
삶과 희망은
선생님
언어속에 영어가
굴러다니고 깔깔그려도
아름답다 생각에
가슴만 앓았을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지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깊어지는 고민은
독백과 낙서
밤 하늘 별과 달에게
속 마음 얘기하는 것이 전부
어쩌면 극진한 텔레파시가
전할 것이라는 생각
내 몸을 스쳐가는 바람결에도
믿음을 의심치 않았지요
그대가 보여
김 익 택
눈 감아도 보이고
눈 떠도
너 밖에 안 보여
봄이었다가 여름이었다가
가을이었다가 겨울
세상은 온 통 하얀 눈
눈 밟으며 내게 걸어오는
그대가 보여
발이 있어도
다가가지 못하고
손이 있어도
잡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내가 보여
그대 웃어도
같이 웃을 수도 없고
말 할 수도 없는
그대가 보여
거기
마음만 아파하는
울어도 나 밖에 모르고
내가 또 보여
바보처럼
청춘
김 익 택
미움도 사랑도
나이를 먹지 않는데
삶은
해가 뜨고 지는 동안
나이를 먹네
마음은 나일르 먹지 않아
영원히 청춘인데
몸은
늙으면 말을 듣지 않네
사랑이라는 그 말
김 익 택
혼자 걸어도 외롭지 않는
그날이 올 때까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은
가슴에 찬바람을 보듬는 그때 일까
사랑이라는 그 말
너를 위한 것만 아니라
나를 위한 것
포용과 수용이라는 것
이름 모를 들꽃 이야기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
혼자 잠을 자도
외롭지 않는 그 날이 오면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얀 눈이 쌓였다
녹아서 물이 되는 것처럼
그대 영원한 로멘티스
김 익 택
시간이 기억을 탈색하기 전까지
네 모습은
흐릿해서 더 아름다운 사진처럼
아직도
그리움의 우물 샘
네 그리움은
비밀 병기처럼
나 아니면 모르는
없어도 실존하는
사랑의 모럴이 되어
내 가슴에서
또박또박 걸어 나와
저 길 끝으로 걸어가는
늙지 않고 변치 않는
영원한 로멘티스가 되네
생각 없는 그때 널 만나면
김 익 택
생각이 없는 날
그때 그대를 만나면
떨리지 않을까
그리움은
시간의 비례하고
기억은
그리움에 비례하는 것이
사랑의 아픔인데
잊는다 하여
어찌 아쉽지 않을 까
마음이 가는 길은
담도 울도 없어
시간 장소를 뛰어 넘는데
망설이는 것은
소통 믿음
내 안의 벽
사랑이 죄가 될까
깊은 생각 그 끝에서
달보고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