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김 익 택 

 

 

 

기억이 고장 나는 날

생각의 통증도 사라질까

가질 수 없어도

버릴 수 없는

그 사랑은 우울로 성장해

그 해결의 실마리는

내가 아끼고 사랑했지만

바람의 귀착은

우울 뿐

세상 그 누구도

이해 해주는 사람 없을 것 같아

홀로 삭혔던 

짧아도 긴 시간은

그녀를 생각하면

소중해

그 언젠가 그녀가

내 정신의 텔레파시가

전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지

사랑하기 때문에






그날은


김익택 

 

 


그대를 처음 본

그날은

동공이 확장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그 말은

시간이 지난 뒤에

깨달은 슬픔


그대가 생각나면

이유를 불문하고

머리가 화끈거렸고

가슴은 쿵쾅거렸다


할 수 있는 말은

머리에 있어도 입은 멀었다

그렇게 시작된 가슴앓이는

아픈 곳이 없어도 아팠고

기뻐도 슬펐다


그대를

만나고 헤어진 뒤

내가 나를 자책하는 

괴로움은

고민이 커질 수록

우울에 쌓여갔고


그대를 볼 수 있어

행운이었지만 불행했고

행복했지만 슬펐다

 







생각이 없는 날

 

김 익 택 

 

 


 

그냥 걸었어

목적도 없이

걸으면서 생각했어

이유 없이

걸어 간다는 것이

쑥스럽다는 생각

왠지 부끄럽다는 생각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

말 못하는 나무

발에 밟히는 잔디에게도

오고 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하늘을 보다가 땅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 왔어

그래도 생각나지 않았어

내가 그렇게

갈구했던 문장은

가슴은 뜨거웠지만

머리는 문을 열지 않았어



 



관심

 

 

김 익 택 

 

 

 

 

도심 길가 코스모스 얘기도

깊은 산속에 이름 모를 꽃의 얘기도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으면

누가 이름을 불러주고

누가 아름답다 말을 건넬까

따뜻한 손길이 아니면

궁금하지도 말고 의심도 가지지 말자

만나서

상처가 되고 모욕이 되면

아니 만남도 못한 것이지

미워하고  그리워 하는 것도

각자의 몫

배려는 못하더라도

미워하지 말자







가을이 하는 말

 


김 익 택 

 

 

 

 

오는 것만 사랑 아니라

가는 것도 사랑이라 하네요

저 떨어진 도토리

저기 뒹굴고 있는 낙엽이

지난 삶에 고맙다고 하네요

있어야 하고 사라져야 하는 것이

희망이다 절망이다가 아니라

아침이 희망이면 저녁도 희망이지요

삶의 환의 고리 일뿐

그러므로 가을은

삶의 연속을 위한 계절

봄의 이슬 가을의 이슬

여름 비 겨울 비

다르지 않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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