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화포천의 봄 산책

IT Kim 2025. 5. 28. 22:44

화포천의 일출 미학

김익택

 

 

날마다 아침은 오지만

날마다 아침에 볼 수 없는 풍경이 있다

 

찾아야만 보여주는 빛과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꿈속같은 풍경이 있다

 

뜨겁지 않아도 물이 끓어오르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안개가 춤을 추는

내가 내 눈을 의심하는 풍경이 있다

 

마술보다 신기하고 예술보다 아름다운

그런 풍경 살면서 몇 번 만날 수 있을까

화포천 천상의 풍경은

김익택

 

 

버들잎이 반가워서 눈물을 머금고

하얀 물안개가 꿈자리처럼 포근한 아침

 

산 위에 고개를 내미는 태양

초록을 품은 하얀 안개

보고 있어도 수묵화 같은 저 풍경

 

당신과 함께 바라보았으면

나 홀로 감상하는 아까워서 미안한 마음

 

하지만

하지만 내 눈앞에 풍경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난 밤 꿈같이

화포천 물고기와 나 사이 간극

김익택

 

 

고요해서 심심한 맑은 물에

메기가 놀고 붕어가 뛰어놀자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얼굴을 찡그리고

물안개가 동요한다

 

나의 놀람과

저 물고기의 놀람 사이

사고 치듯

한바탕 물결이 이내 잠잠하다

 

감탄하는 내 모습이

물고기들에게

악마 그 이상으로 비칠 있음일까

힘찬 소용돌이 모습

다시 보여주지 않는다



화포천에 피는 아침 물안개

김익택

 

 

하늘이 하는 얘기를

물안개가 들었는가

 

평생을 보시하고 살아도

늘 모자란다는

뭇사람들 호소하는 소리

나 몰라라 한다

 

태양이 하는 얘기를

빛이 알아 들았는가

 

죽고 사는 삶 백 년

단 한 번도 불평불만 없는

늙은 버드나무 잎새에

영혼같이 스며든다

화포천이 가르치는 삶의 지혜

김익택

 

저 차가운 물에

부글부글 끓는 물안개

저 살얼음에

타오르는 붉은 물빛

 

살아서 감정을 가진 것이

너만 아니라고 말하는 듯

이른 새벽

큰 호흡을 한다

 

꼭 두 눈을 보아야 알고

체험해야 아는가

내가 아닌 그 누가 쓴

책을 읽고 아는 것도 지혜인데

 

생각이 집을 짓고

상상이 자극하는

새벽 찬바람이

호기심도 지식이며 지혜라고

꾸짖는 듯

내 가슴에 부끄러움이 얼굴을 붉게한다

화포천 아침 산책 풍경

김익택

 

 

바람 없는 고요한 아침

하얀 안개가

주단을 깔아 놓은 늪에

빨리 일어나라고

파랑새가 잠을 깨운다

 

사람과 사람 만남이

동물보다 무서운가

산책하는 아주머니는

잔뜩 긴장한 채 헛기침하고

엉거주춤 걸어가는

노인 따라

트로트 음악이 구성지다

 

붉은 태양이 호수에 비추자

갈길 바쁜 안개

작은 소용돌이가 바쁘고

팔뚝보다 굵은 잉어 물놀이에

금물결이 호수에 퍼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