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는 풍경
구절초 추억 만들기
IT Kim
2019. 11. 13. 00:23
추억은 아름다워
김 익 택
두뇌는 어린아이를
심장은
청춘을 그리워하는 동안
추억은 잠을 자지 않고
미래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는다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길어도 짧아서
오늘 하루 너는
천년 전 왕이 되고
나는 왕비가 되어도 본다
40여 년 전
너도 나도
한송이 꽃이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
꿈과 희망 밖에 없던
여고생이 되어
골 깊은 잔주름이
오랜만에 꽃처럼 웃는다
늦 가을의 바람 여행
김 익 택
바람의 그림자가 길을 나섰다
아직 까지 가지에 매달린 노란 은행잎이
고개를 살랑대며 그네를 타고 놀고
이슬에 젖은 쑥부쟁이꽃이
태양을 향해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바람이 존재 가치를 각인하려는 듯
심술궂게 단풍잎에 입 바람을 혹 불었다
단풍잎이 팔랑개비처럼 돌다
담벼락 모서리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다
말라야 썩지 않는 곶감이 일제히 허술 춤을 추었다
배고픈 까치가 앙상한 감나무 가지에 앉아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