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모란에게
예뻐서 자꾸 보고
아름다워서 자세히 보게 되는 것이
내 잘 못인가요
싫어서 눈 흘기고
경멸하는 눈 빛 아닌 것
그대도 알고 있지 않나요
무슨 이유가 있었던가요
무슨 사연이 필요했던가요
되 묻는다면
한마디로 아닙니다
그대가 내 눈에 보였고
아름다워서 고개를 돌린 것밖에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는 게 내 잘못이라면
원인 제공은 꽃인걸요
눈 있고 감정 있다면
바라볼 수 밖에요
그대가 그렇습니다
사실은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도 보고 향기도 느껴보고 싶었지요
쉽게 벌들이 하는 일을
가만히 보고 있었지요
조명보다 밝은 태양이 그대 얼굴을 비추고
안개보다 부드러운 빛이 가슴을 적셨지요
존경하고 사모하는 건
사람에게만 있는 미학이 아님을 말 하고 싶었지요
그대 빛과 향기가
내 잃어버린 잠든 미학을
불러낸 것이지요
그대가 귀찮아 해도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지요
고맙고 고맙다고
삶은 행운 아니라 믿음
김 익 택
앙상한 나무를 초록으로 덮은 잎들
그 잎을 갉아 먹고사는 곤충들
그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철새들 모두
배고픔이 무서움을 이길 때가 있지
외로움이 두려움이 이길 때가 있지
살아남은 삶들은 행운 아니라 모험
날마다 안심할 수 없는 생활은 내일 죽어도
오늘은 열심히 사는 믿음 하나뿐이었음을
Cyndi Lauper/Ture color
김 익 택
진실의 색은 무엇일까요
신비의 보라
뜨거운 빨강
포용의 초록
만지면 때가 묻을 것 같은 순수의 하양
아니면 알 수 없는 검정
아니면 무엇이던 담을 수 있는 무채색
슬픔속에 희망
애조띤
애원의 목소리가 묻고 있네요
참모습이 무엇인지
사랑하는 사람만 보이고
느낄 수 있는 길 수 있는
밝고 맑은 참모습을 볼 수 있다고
슬픈 눈을 가진 당신
슬픈 맘을 가진 당신
내가 사랑하는 이유
그대 이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걸
사랑이 사람을 속일지라도
김 익 택
엄마가 하는 말은 불편한 진실
예의가 사랑을 갖다 준다 해도
그 예의 벗어나고 싶어요
지금 내 눈에는 그 사람 뿐
그 사람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그가 없으면 나는 사랑의 고아
어머니가 내 사랑을 구원해 줄 수는 없습니다
내 가슴에 태양이 빛나는 것도
내가 가슴에 비가 내리는 것도
오직 그 사람의 몫
그 사람 밖에 보이지 않고
그 사람 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미안해요
지금은 그와 함께
울고 싶었을 때 울고
웃고 싶을 때 웃고 싶어요
그 기회 놓치고 싶지 않아요
지금 나에겐 어머니 애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요
어머니 염려하지 마세요
내 생각 내 결심 아무도 바꾸지 못해요
사랑한다면 나에게 맡기는 일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믿는 것입니다
내일 당장 후회할지라도 지금은 아닙니다
사랑이 사람을 속일지라도
사랑은 내 책임
말리지 못한 엄마 책임 아닙니다
봄은 내 가슴에
김 익 택
무엇이 내 가슴에 봄 씨앗을 뿌렸나요
눈에 비치는 봄은 두 팔 벌려 오라 하지만
향기도 꽃은 흔적 없습니다
열병을 앓아도 수태를 하지 못하는 나
봄의 노래는 들리지 않고
종잡을 수 없는
나비 날개 짓에 머리만 어지럽습니다
가슴은 아무것도 담지 못하고
꽃 지고 길 떠나는
봄 꼬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랑은 부드러워도 이별은 냉정 합니다
김 익 택
네가 지금 나를 버리고 떠난다면 행복을 잃고 가는 겁니다
기회는 단 한번 그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당신이 한 번 떠난 뒤 다시 돌아온다 해도
그때 나는 다른 사람입니다
반복하는 이별은 있어도 만남은 반복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부드러워도 이별은 냉정 합니다
기억하세요 꼭 지금 하는 내 말을
부탁은 단 한번
당신을 사랑해도 떠나면 아닙니다
그리움은 있겠지요 아쉬움 아니라
씻고 씻어도 더러운 기분 말입니다
떠난 사람이 남기는 것은 오직 하나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더러움입니다
강물이 흐른다고 생각까지 흐르는 것 아닙니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까지 사랑은 변치 않는 믿음
산은 넘어도 강은 건너지 마세요
책임과 의무는 권리가 있지요
사랑의 이름으로 치유되는 건 후회도 아니고 용서도 아닙니다
사랑의 예의는 지키는 것이고
이별의 예의는 있어도 없는 듯 깨끗이 지우는 겁니다
그러니 그대여 지금 내가 하는 말 그냥 하는 말 아닙니다